"이땅에 교사로 태어나 교직에 입지를 굳게하여 심혈을 쏟아 보람을 느낀적도 많았으나 후배들을 위해 이제 그만 정상에서 산을 내려 가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30일 38년 6개월 동안 평생 교사의 길을 걸어 온 김진호 전 용궁초등학교 교장이 명예퇴직을 했다.
지난 1969년 상주 이안초등학교 교사로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김교장은 예천 대창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안동교대를 졸업한 뒤 38여년의 세월 동안 거의 대부분을 고향인 예천 초등교육에 몸바쳐 온 예천 교육의 산 증인이다.
후배들을 위해 명퇴를 결심하고도 마지막까지 자신이 재직했던 용궁초등학교 교정 뒷편에 손수 흙을 나르고 꽃을 심어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한 꽃동산을 만들 정도로 제자 사랑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김교장의 이 같은 남다른 교육에 대한 열의로 지난 1999년 5월 현역 교사로서는 드물게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한국교육개발위원회가 주관하는 교과서 집필에도 집필위원으로 참여해 교육부 장관상과 예천 교육상 등 크고 작은 교육상을 수차례 받기도 했다.
특히 김교장의 경우 일찍 부모를 여의고 7남매의 맏이로서 여섯명의 동생을 모두 교육 시키고 출가 시켜 주변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김 교장은 퇴임사를 통해 "정상에 오래 머무름은 현명하지 못하다. 내려감이란 물러섬이요. 물러섬이란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며 "최근 각종 교육계의 현실적 문제로 인해 무너져 가는 교권과 입시 위주의 교육 등에 마음이 편치 않다"고 밝혔다.